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사랑예감
사랑하면 보입니다
흐르는 눈물은 빗물에 숨겨지고
완벽한 타인으로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꾼다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라
그리움의 덫
사랑, 그 아름다움을 물어오면...
내 생애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향기는 꽃에만 있는게 아니었나봅니다.
마지막이란 말
소중한 당신이기에
내 몫의 슬픔이 있다
슬픈 아네모네
~~~~~~~~~~~~~~~~~~~~~~~~~~~~~~~~~~~~~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 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후리지아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 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 수 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얀 어둠 속에는
못 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모여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
~~~~~~~~~~~~~~~~~~~~~~~~~~~~~~~~~~~~~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한 줄의 시가 된다
한 줄의 시를 쓰고
한 줄의 시에 담겨진
내 그리움은
설레임의 돛을 달고
세상의 강을 지나
그대에게 닿아간다
옷깃을 스치는 인연을 따라
내 소리없는 울림이
그대를 만나게 되는 날
하얗게 바래진 향기가 아니기 위해
가벼이 날리는 사연이 아니기 위해
내 영혼의 맑은 잔에는
매일 비밀의 언어가 담겨진다
~~~~~~~~~~~~~~~~~~~~~~~~~~~~~~~~~~~~~~~
사랑예감
씨알이 안길 때
땅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새가 날아와 앉을 때
나무가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그대 첫 발자국
내 안으로 들여놓은 날
내 마음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씨알 품는 땅이
분주히 몸살을 앓듯
새가 날아드는 순간
나뭇가지 송두리째 흔들리듯
다가오는 그대
내 마음 모두 가져가 버릴 것 같은
아찔한 예감에 이토록 떨고 있는 건
하나의 사랑이 내게로 오는 까닭이겠지.
~~~~~~~~~~~~~~~~~~~~~~~~~~~~~~~~~~~~~~
사랑하면 보입니다
사랑하면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보이지 않던 올망졸망 꽃송이
불현듯 눈에 들어옵니다
세상의 작은 아름다움조차
안으로 들어와 눈부시게 합니다
한무리 새떼가 노래하는 듯
아슬아슬 맺힌 사랑스러움에
잠시 가던 길 접고
눈인사 건네고 싶어집니다
삶을 살아가며 제 모습 그대로
피어난 온유함에
금방이라도 얼굴 밝아져
한아름 안고도 싶어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여 자신이 비어있을 때,
사랑의 은총으로 차 있을 때 보입니다
그것들을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보입니다.
~~~~~~~~~~~~~~~~~~~~~~~~~~~~~~~~~~~~
흐르는 눈물은 빗물에 숨겨지고
비가 오는 날에는
하늘이 내려앉아
얕은 산은 훌쩍 높아 보이고
눈앞의 바다도
가물거리며 멀어져 보이듯
돌아온다던 그대 발걸음마저
저만치 멀어져 가네요
빗물에 흥건히 불어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눈물은 빗물 속에 숨겨지고
가슴에 자욱하던 그리움이
빗물에 날려
그대 창을 두드려 보지만
그대 나인줄 알아보지 못하니
뿌연 창만 씻어내곤 돌아서고 마네요
비가 오는 날,
이 따뜻한 슬픔의 시간에는
기다림의 끝조차 아득히 멀어져 보이네요.
~~~~~~~~~~~~~~~~~~~~~~~~~~~~~~~~~~~~~~~~
완벽한 타인으로
심장을 툭 떨어지게 만드는
전화벨 소리
세월의 묘약도
당신을 완벽한 타인으로
만들진 않네요.
~~~~~~~~~~~~~~~~~~~~~~~~~~~~~~~~~~~~~~~~~~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
이른 새벽 하늘에서
무더기 안개꽃이 내리면
당신이 더욱 보고 싶어집니다
나무와 지붕을 하얗게 숨겨버린
안개비 속으로
당신의 모습 가만가만 그려보면
한결 보고 싶은 마음 하염없이 짙어가지요
어쩜 그리움은 안개비와 같은가 봐요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금새 머리와 옷깃이 젖어드는 것처럼
내 마음까지 촉촉이 젖어 있네요
무더기 안개꽃이 내려
흩어지는 미세한 꽃송이를 따라가다
나도 그렇게 살며시 당신께 닿고 싶어
당신이 더욱 그리운 날
당신 보고 싶은 맘 전하고 싶어
무언가 정다운 말 드리고 싶어
편지를 쓰려 하지만
흐려지는 눈물 때문일까요
가슴에 자욱한 말들이 꿈결처럼 쌓이는데
당신께 드릴 말 채우고도 남을 것 같은데
안개비에 묻힌 까닭일까요
한 줄도 남기지 못합니다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에는
~~~~~~~~~~~~~~~~~~~~~~~~~~~~~~~~~~~~~~~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꾼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는 사람이 있어요
두 눈으로 전하는 느낌만이
설레임 일 순 없겠지요
눈을 감으면 작은 풀벌레 울음소리
더욱 가까이 있는 것처럼
곁에 있지 않아도 곁에 있는 듯하고
좋은 글귀를 볼 때면 같이 나누고 싶은 사람
우연히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
들려주고 싶은 사람
가만히 마음에 두어도
정겨운 행복이 물밀 듯 다가오지요
한동안 바빠 소식 전해오지 못한들
기다리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요
빗물에 말갛게 씻긴 하늘빛에도
투명한 바람의 숨결에도 깃든 얼굴
세상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까요
때론 조바심에 들쭉날쭉한 마음이지만
하찮은 욕심으로
서로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 걸요
오랫동안 함께 할 내일을 위해
오늘밤도...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꾸어요
~~~~~~~~~~~~~~~~~~~~~~~~~~~~~~~~~~~~~~~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라
날은 저물고 가로등불 눈이 아파 졸고 있는데
흰 눈꽃처럼 날리는 저 잎들
사랑 앓으며 뒤척이네요
손톱만한 하이얀 벚꽃잎
다칠까 염려스러운데
바람에게 하나씩
모두 내어주겠다 하네요
사랑 깊은 순한 나무 사이로 바람이 찾아들 듯
그리움은 내 마음의 평화 속으로
조용히 스며드네요
나의 온 세상이 당신 안에서 조화롭게
열렸다 지는 것,
당신의 노래가 내 안에서 울리고 있음을
나조차도 몰랐네요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
흰 눈꽃처럼 날리는 저 잎들
나 또한 당신을 향해 아낌없이 떨어져
자취 없음이 되라 하네요.
~~~~~~~~~~~~~~~~~~~~~~~~~~~~~~~~~~~~~
그리움의 덫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이면
아침에 미처 챙기지 못한
우산 생각에
마음이 먼저 비를 맞는 듯 합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 쏟아낼 것처럼
나지막이 부풀어 있는 하늘을
살피다가 순간
그리움의 덫에 걸립니다
두고 온 우산의 부재는 어느덧
시린 그리움의 비를 뿌리고
하루종일 당신 생각에 마음 빼앗겨
하늘에서 눈 한 번 떼지 못합니다
미리 예감하고 피해갈 수도 있으련만
매번 그리움의 덫에 걸리고 마는지
당신 생각만 하면 끝내 울고 마는지
이렇듯 바람처럼 일어나
꼼짝없이 사로잡히고 마는 게
어쩔 수 없이 발목 내어주고 마는 게
그리움인가 봅니다.
~~~~~~~~~~~~~~~~~~~~~~~~~~~~~~~
사랑, 그 아름다움을 물어오면...
어떤 말로
사랑,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모든 아름다움 속에
스며들어 있는데
어떤 색채로
사랑, 그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을까요
사랑을 떠올리면
푸르른 바다가 하늘에도 펼쳐있고
비밀의 화원에는 형형색색 수많은
별꽃들이 피어나고
구름도 없이 비가 뿌려지고
강물은 온통 빛의 물결이며
숲은 목청 고운 새들의 음악으로
울려 퍼지는데
말할 수도 그릴 수도 없는
사랑, 그 아름다움을
어찌 보여줘야 할까요
맑은 눈물 모아 닮은 언어를 만들고
담은 눈물 곱게 걸러 천연물감을
만들어 드릴까요.
~~~~~~~~~~~~~~~~~~~~~~~~~~~~~~~~~~~~~~
내 생애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당신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일에 쓰겠어요
다음 생에 당신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말이죠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당신과의 추억을 차곡히 돌아다보는 일에 쓰겠어요
다음 생에 당신을 알아보고도 서로 스치는 아픔 없게 말이죠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지상 위에서의 마지막 눈물을 떨구겠어요
다음 생에 예정된 우리 사랑에는
단 한줌 눈물도 남아 있지 않게 말이죠
~~~~~~~~~~~~~~~~~~~~~~~~~~~~~~~~~~~~
향기는 꽃에만 있는게 아니었나봅니다.
그대를 처음 보았을때 한 사람의 향기, 한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향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은 어디에 피어도 향기를 내지만 그 향기, 바람을 거스르지 못합니다.
한 사람이 지닌 향기는 바람 불어 전하지 않아도
코 끝을 아련하게 물들이고, 영혼의 깊은곳까지 닿아오고 있었습니다.
왠지 낯설지 앟은 향기, 잠에서 날 깨우듯 바람을 거슬러
저 편 먼 기억을 깨우고 맑은 파문 일으키며 영혼까지 뒤흔들어 놓고 말았습다.
그대 아무리 진한 향기 뿜을지라도, 영혼이 깨어있지 않으면
그 향기 내가 맡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대의 향기, 마치 봄비 오듯 내게로 왔습니다.
천지 가득, 꽃씨 안긴 흙을 감싸듯 한없이 적셔 놓았습니다.
그대 아무리 은밀한 향기 남몰래 흘려 놓았을지라도
그 향기 못내 감추고 싶었을 지라도 그렇듯 내게 들키고만 이유입니다.
~~~~~~~~~~~~~~~~~~~~~~~~~~~~~~~~~~~~~~~~~~~~~~
마지막이란 말
늦은 저녁 텅 빈방에 불을 켤 때
환하게 밀려오는 사소한 외로움에도
맘이 시리어지는 걸 보면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바위보다 단단한 벽에
못 두드리는 일 마저 힘겨워 주저앉을 때
하느작 튕겨져 휘어진 못 하나에도
감춰둔 눈물 왈칵 쏟아내는 걸 보면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모처럼 찾아준 친구에게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내어주는 일에도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이미 당신의 습관처럼 익숙해진 난
친구 아닌 당신 취향대로
카푸치노에 각설탕 하나
살며시 떨구게 되니까요
이별 첫 날 알지 못했던
마지막이란 말의 슬픔
혼자만의 시간 깊어 갈수록
당신 향한 그리움 깊어 갈수록
차곡차곡 알고 말았어요.
~~~~~~~~~~~~~~~~~~~~~~~~~~~~~~~~~~~~~~~~
소중한 당신이기에
열 손가락 깨물어
덜 아픈 손가락 있던걸요
유난히 쓰리고 더 아픈
손가락 하나 있던걸요
세상 많은 아픔 있지만
나에게는 당신이 제일 아프던걸요
나의 눈앞에 있던 당신이
내 눈 안으로 막 들어오던 날부터
당신을 생각하며 지새운
차고 맑은 밤들과
당신 위해 흘린 눈물과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부딪혀
작은 폭풍 일 때
간신히 포근한 미풍을 기다려
당신 향해 조각배를 띄우던
나인 걸요
내 품에 안은 소중한 당신이기에
소중한 아픔인 걸요.
~~~~~~~~~~~~~~~~~~~~~~~~~~~~~~~~~~~~
내 몫의 슬픔이 있다
만만치 않은 세상
저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저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돌아갈까
힘없는 어깨들이 부딪히는 저녁
저들은 날 외면한 척
난 애써 태연한 척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들도 나눌 수 없어
외로운 날 있겠지
저들도 마음 헐벗어
궁핍한 날 있겠지
저들도 막연한 그리움에
숟가락 떨어뜨리며 울어본 적 있겠지
저들도 슬픔을 앞에 두고
사랑을 바라본 적 있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태로운 그 길 위에는
누구와도 나눠 가질 수 없는
내 몫의 슬픔이 있다.
~~~~~~~~~~~~~~~~~~~~~~~~~~~~~~~~~~~~
슬픈 아네모네
기우는 달
꼬리에 밟혀
마냥 울었어
네가 떨구고 간
사랑 한 자락에
내 방문 잠그고 울었어
마음 무너지는 소리
아련한 바람 같던
뒷모습 내 안에 남아
덧없는 사랑
달랠 길 없어
붉은 한 겹 송이
슬픈 아네모네는
이른 이별꽃으로
피어야 하기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울고 말았던 거야.
~~~~~~~~~~~~~~~~~~~~~~~~~~~~~~~~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사랑예감
사랑하면 보입니다
흐르는 눈물은 빗물에 숨겨지고
완벽한 타인으로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꾼다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라
그리움의 덫
사랑, 그 아름다움을 물어오면...
내 생애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향기는 꽃에만 있는게 아니었나봅니다.
마지막이란 말
소중한 당신이기에
내 몫의 슬픔이 있다
슬픈 아네모네
~~~~~~~~~~~~~~~~~~~~~~~~~~~~~~~~~~~~~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 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후리지아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 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 수 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얀 어둠 속에는
못 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모여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
~~~~~~~~~~~~~~~~~~~~~~~~~~~~~~~~~~~~~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그리움을 오래 묵혀두면
한 줄의 시가 된다
한 줄의 시를 쓰고
한 줄의 시에 담겨진
내 그리움은
설레임의 돛을 달고
세상의 강을 지나
그대에게 닿아간다
옷깃을 스치는 인연을 따라
내 소리없는 울림이
그대를 만나게 되는 날
하얗게 바래진 향기가 아니기 위해
가벼이 날리는 사연이 아니기 위해
내 영혼의 맑은 잔에는
매일 비밀의 언어가 담겨진다
~~~~~~~~~~~~~~~~~~~~~~~~~~~~~~~~~~~~~~~
사랑예감
씨알이 안길 때
땅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새가 날아와 앉을 때
나무가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그대 첫 발자국
내 안으로 들여놓은 날
내 마음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
씨알 품는 땅이
분주히 몸살을 앓듯
새가 날아드는 순간
나뭇가지 송두리째 흔들리듯
다가오는 그대
내 마음 모두 가져가 버릴 것 같은
아찔한 예감에 이토록 떨고 있는 건
하나의 사랑이 내게로 오는 까닭이겠지.
~~~~~~~~~~~~~~~~~~~~~~~~~~~~~~~~~~~~~~
사랑하면 보입니다
사랑하면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보이지 않던 올망졸망 꽃송이
불현듯 눈에 들어옵니다
세상의 작은 아름다움조차
안으로 들어와 눈부시게 합니다
한무리 새떼가 노래하는 듯
아슬아슬 맺힌 사랑스러움에
잠시 가던 길 접고
눈인사 건네고 싶어집니다
삶을 살아가며 제 모습 그대로
피어난 온유함에
금방이라도 얼굴 밝아져
한아름 안고도 싶어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여 자신이 비어있을 때,
사랑의 은총으로 차 있을 때 보입니다
그것들을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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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은 빗물에 숨겨지고
비가 오는 날에는
하늘이 내려앉아
얕은 산은 훌쩍 높아 보이고
눈앞의 바다도
가물거리며 멀어져 보이듯
돌아온다던 그대 발걸음마저
저만치 멀어져 가네요
빗물에 흥건히 불어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눈물은 빗물 속에 숨겨지고
가슴에 자욱하던 그리움이
빗물에 날려
그대 창을 두드려 보지만
그대 나인줄 알아보지 못하니
뿌연 창만 씻어내곤 돌아서고 마네요
비가 오는 날,
이 따뜻한 슬픔의 시간에는
기다림의 끝조차 아득히 멀어져 보이네요.
~~~~~~~~~~~~~~~~~~~~~~~~~~~~~~~~~~~~~~~~
완벽한 타인으로
심장을 툭 떨어지게 만드는
전화벨 소리
세월의 묘약도
당신을 완벽한 타인으로
만들진 않네요.
~~~~~~~~~~~~~~~~~~~~~~~~~~~~~~~~~~~~~~~~~~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
이른 새벽 하늘에서
무더기 안개꽃이 내리면
당신이 더욱 보고 싶어집니다
나무와 지붕을 하얗게 숨겨버린
안개비 속으로
당신의 모습 가만가만 그려보면
한결 보고 싶은 마음 하염없이 짙어가지요
어쩜 그리움은 안개비와 같은가 봐요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금새 머리와 옷깃이 젖어드는 것처럼
내 마음까지 촉촉이 젖어 있네요
무더기 안개꽃이 내려
흩어지는 미세한 꽃송이를 따라가다
나도 그렇게 살며시 당신께 닿고 싶어
당신이 더욱 그리운 날
당신 보고 싶은 맘 전하고 싶어
무언가 정다운 말 드리고 싶어
편지를 쓰려 하지만
흐려지는 눈물 때문일까요
가슴에 자욱한 말들이 꿈결처럼 쌓이는데
당신께 드릴 말 채우고도 남을 것 같은데
안개비에 묻힌 까닭일까요
한 줄도 남기지 못합니다
당신이 더욱 보고 싶은 날에는
~~~~~~~~~~~~~~~~~~~~~~~~~~~~~~~~~~~~~~~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꾼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는 사람이 있어요
두 눈으로 전하는 느낌만이
설레임 일 순 없겠지요
눈을 감으면 작은 풀벌레 울음소리
더욱 가까이 있는 것처럼
곁에 있지 않아도 곁에 있는 듯하고
좋은 글귀를 볼 때면 같이 나누고 싶은 사람
우연히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
들려주고 싶은 사람
가만히 마음에 두어도
정겨운 행복이 물밀 듯 다가오지요
한동안 바빠 소식 전해오지 못한들
기다리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요
빗물에 말갛게 씻긴 하늘빛에도
투명한 바람의 숨결에도 깃든 얼굴
세상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까요
때론 조바심에 들쭉날쭉한 마음이지만
하찮은 욕심으로
서로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 걸요
오랫동안 함께 할 내일을 위해
오늘밤도...
그리움을 마주보며
그대를 꿈꾸어요
~~~~~~~~~~~~~~~~~~~~~~~~~~~~~~~~~~~~~~~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라
날은 저물고 가로등불 눈이 아파 졸고 있는데
흰 눈꽃처럼 날리는 저 잎들
사랑 앓으며 뒤척이네요
손톱만한 하이얀 벚꽃잎
다칠까 염려스러운데
바람에게 하나씩
모두 내어주겠다 하네요
사랑 깊은 순한 나무 사이로 바람이 찾아들 듯
그리움은 내 마음의 평화 속으로
조용히 스며드네요
나의 온 세상이 당신 안에서 조화롭게
열렸다 지는 것,
당신의 노래가 내 안에서 울리고 있음을
나조차도 몰랐네요
날은 저물고 그리움 깊어
흰 눈꽃처럼 날리는 저 잎들
나 또한 당신을 향해 아낌없이 떨어져
자취 없음이 되라 하네요.
~~~~~~~~~~~~~~~~~~~~~~~~~~~~~~~~~~~~~
그리움의 덫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이면
아침에 미처 챙기지 못한
우산 생각에
마음이 먼저 비를 맞는 듯 합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 쏟아낼 것처럼
나지막이 부풀어 있는 하늘을
살피다가 순간
그리움의 덫에 걸립니다
두고 온 우산의 부재는 어느덧
시린 그리움의 비를 뿌리고
하루종일 당신 생각에 마음 빼앗겨
하늘에서 눈 한 번 떼지 못합니다
미리 예감하고 피해갈 수도 있으련만
매번 그리움의 덫에 걸리고 마는지
당신 생각만 하면 끝내 울고 마는지
이렇듯 바람처럼 일어나
꼼짝없이 사로잡히고 마는 게
어쩔 수 없이 발목 내어주고 마는 게
그리움인가 봅니다.
~~~~~~~~~~~~~~~~~~~~~~~~~~~~~~~
사랑, 그 아름다움을 물어오면...
어떤 말로
사랑,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모든 아름다움 속에
스며들어 있는데
어떤 색채로
사랑, 그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을까요
사랑을 떠올리면
푸르른 바다가 하늘에도 펼쳐있고
비밀의 화원에는 형형색색 수많은
별꽃들이 피어나고
구름도 없이 비가 뿌려지고
강물은 온통 빛의 물결이며
숲은 목청 고운 새들의 음악으로
울려 퍼지는데
말할 수도 그릴 수도 없는
사랑, 그 아름다움을
어찌 보여줘야 할까요
맑은 눈물 모아 닮은 언어를 만들고
담은 눈물 곱게 걸러 천연물감을
만들어 드릴까요.
~~~~~~~~~~~~~~~~~~~~~~~~~~~~~~~~~~~~~~
내 생애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당신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일에 쓰겠어요
다음 생에 당신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말이죠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당신과의 추억을 차곡히 돌아다보는 일에 쓰겠어요
다음 생에 당신을 알아보고도 서로 스치는 아픔 없게 말이죠
내 생에 마지막 10분이 남겨진다면
지상 위에서의 마지막 눈물을 떨구겠어요
다음 생에 예정된 우리 사랑에는
단 한줌 눈물도 남아 있지 않게 말이죠
~~~~~~~~~~~~~~~~~~~~~~~~~~~~~~~~~~~~
향기는 꽃에만 있는게 아니었나봅니다.
그대를 처음 보았을때 한 사람의 향기, 한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향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은 어디에 피어도 향기를 내지만 그 향기, 바람을 거스르지 못합니다.
한 사람이 지닌 향기는 바람 불어 전하지 않아도
코 끝을 아련하게 물들이고, 영혼의 깊은곳까지 닿아오고 있었습니다.
왠지 낯설지 앟은 향기, 잠에서 날 깨우듯 바람을 거슬러
저 편 먼 기억을 깨우고 맑은 파문 일으키며 영혼까지 뒤흔들어 놓고 말았습다.
그대 아무리 진한 향기 뿜을지라도, 영혼이 깨어있지 않으면
그 향기 내가 맡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대의 향기, 마치 봄비 오듯 내게로 왔습니다.
천지 가득, 꽃씨 안긴 흙을 감싸듯 한없이 적셔 놓았습니다.
그대 아무리 은밀한 향기 남몰래 흘려 놓았을지라도
그 향기 못내 감추고 싶었을 지라도 그렇듯 내게 들키고만 이유입니다.
~~~~~~~~~~~~~~~~~~~~~~~~~~~~~~~~~~~~~~~~~~~~~~
마지막이란 말
늦은 저녁 텅 빈방에 불을 켤 때
환하게 밀려오는 사소한 외로움에도
맘이 시리어지는 걸 보면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바위보다 단단한 벽에
못 두드리는 일 마저 힘겨워 주저앉을 때
하느작 튕겨져 휘어진 못 하나에도
감춰둔 눈물 왈칵 쏟아내는 걸 보면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모처럼 찾아준 친구에게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내어주는 일에도
마지막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없음을 알게 되죠
이미 당신의 습관처럼 익숙해진 난
친구 아닌 당신 취향대로
카푸치노에 각설탕 하나
살며시 떨구게 되니까요
이별 첫 날 알지 못했던
마지막이란 말의 슬픔
혼자만의 시간 깊어 갈수록
당신 향한 그리움 깊어 갈수록
차곡차곡 알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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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당신이기에
열 손가락 깨물어
덜 아픈 손가락 있던걸요
유난히 쓰리고 더 아픈
손가락 하나 있던걸요
세상 많은 아픔 있지만
나에게는 당신이 제일 아프던걸요
나의 눈앞에 있던 당신이
내 눈 안으로 막 들어오던 날부터
당신을 생각하며 지새운
차고 맑은 밤들과
당신 위해 흘린 눈물과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부딪혀
작은 폭풍 일 때
간신히 포근한 미풍을 기다려
당신 향해 조각배를 띄우던
나인 걸요
내 품에 안은 소중한 당신이기에
소중한 아픔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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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의 슬픔이 있다
만만치 않은 세상
저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저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돌아갈까
힘없는 어깨들이 부딪히는 저녁
저들은 날 외면한 척
난 애써 태연한 척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들도 나눌 수 없어
외로운 날 있겠지
저들도 마음 헐벗어
궁핍한 날 있겠지
저들도 막연한 그리움에
숟가락 떨어뜨리며 울어본 적 있겠지
저들도 슬픔을 앞에 두고
사랑을 바라본 적 있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태로운 그 길 위에는
누구와도 나눠 가질 수 없는
내 몫의 슬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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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아네모네
기우는 달
꼬리에 밟혀
마냥 울었어
네가 떨구고 간
사랑 한 자락에
내 방문 잠그고 울었어
마음 무너지는 소리
아련한 바람 같던
뒷모습 내 안에 남아
덧없는 사랑
달랠 길 없어
붉은 한 겹 송이
슬픈 아네모네는
이른 이별꽃으로
피어야 하기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울고 말았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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