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때 버려진 사람입니다
육이오 /강은혜
너희는 모른다.
그때 그 순간을
나는
이북 황해도 어느 곳에
5살 소년으로 버린바 되었다
총알이 비같이 쏟아지고
대포들의 사격이 우뢰처럼
번쩍이던 어느 날
큰 누나는 잠깐 여기서 꼼작 말고 기려라
하고는 소식이 없다.
아무래도 피난민 배에 올라탄 모양이다
어둠이 뱀처럼 징그럽게
귀신처럼 오싹하게
깊어가도 누나는 오지 않았다.
엉엉 울어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데
어둠은
비웃고 있었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니들이 초래한 것 아니냐고
나라를 지키지 못해
안방까지 내놓으라고
목숨까지 내놓으라고
하는 데
내 부모는 일찍이 세상 떠나셨고
내형제는 날 버렸다
흑암속에 헐떡이는 군상들 군상들
혼은 이미 밖으로 한 뺌씩 나와 있고
군대도 총알도
모두 다 미쳐서 뒤범벅이 된 범벅 같았다.
뛰었다
누나!~~
누나!~~
어딧어 어디에 ~
순간
가슴 에 서늘한 기운
유월 장미보다 더 붉은 선혈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
불러도 대답이 없는 누나여!
당신들이 버리고 간 동생
허공을 붙잡아 하소연해도
메아리로 깃 가에 맴돌다가는 바람처럼
그 어디에도 설자리가 없었는지
운 명이였던지
가물거리는 혼미 속에
누나는 웃는다.
환상인지
아니면
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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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토대로 쓴시입니다
홀로 버려진 한 어린이 5살
희미한 기억속으로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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