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혜자작시

임은 떠났지만

소향 강은혜 2010. 4. 5. 12:45

박진아(jina)^*^

임은 떠났습니다 /강은혜 가을 바람이 소솔이 부는 어느 날 홀연히 안개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흔적하나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 흔적은 세월 따라가는 구름처럼 흐르는 흔적이 아니라 지구의 중심점에 꽃인 푯대처럼 가슴깊이 꽃아 놓고 떠났기에 시린 가슴은 저 시베리아 바람 보다 더 차가운 기류로 가슴을 벱니다. 님 이 오시기전에는 저 가을 강가에 갈대가 웃는 줄 알았습니다. 가을을 노래하는 새 갈대숲을 지키는 줄 알았습니다. 임이 떠난 후로 강가에 몸을 담그고 우는 갈대숲에 새 한 마리 등이 푸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몇 번이고 입으로 마음으로 임을 보낸 는데 여전히 마음을 지키는 수 만개의 상념이 별 이 되어 온 밤을 밝히면 밤도 낮처럼 밝습니다. 누구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잊었는데 버렸는데 시퍼런 조각달에 벤 바람처럼 자꾸만 가슴이 시리운지 아는 사람 있나요 하지만 결코 저는 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님 이 떠난 자리에 꽃 한 송이 심었는데 바람 불지 않아도 비가 오지 않아도 자꾸만 시드는 까닭을 아시나요. 임은 떠났지만 떠난 빈자리에 꽃 하나 심을래요. 피지 않아도 꽃 하나 심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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