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혜 문학세계/☆ 강은혜 시 서제

[스크랩] 붉은 장미는 그날도 피고있었다

소향 강은혜 2009. 6. 8. 10:46



 

붉은 장미는 그날도 피고있었다  /강은혜
유월 이슬에 젖은
붉디붉은  장미 꽃잎이 
다 피워보지도 못한 채
낙화 한다. 
왜 떨어져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 낙화해야 하는 지
모른 채
모든 꽃들이  떨어지던  어느 유월 
내 나이  17살
백지에  무지개 뜨는 언덕위에 
작은 집 짓고  부모 형제 
처 자식과 사과 나무 밑에서 
웃음꽃  그리려 했는데 
내 원수가  내 형제가 아니었더라면 
장미가  붉게 피지 않았더라면 
붉은 깃발의 붉은 군대가
남하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붉은 장미 꽃잎이 아니었더라면....
나를 죽인 자는  누구인가 
모른다.
총탄이  비같이  쏟아지든 날 
전우는  어머니  붉은 가슴으로  돌아가고 
운명의 총탄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든 날
저렇듯  향 고운  너의 손길도
내 눈을 감기지 못한 채 
붉은 장미는 그날도 피고 있었다.    
 
출처 : 강은혜 시향기
글쓴이 : 소향 강은혜 원글보기
메모 :